이제 와 우리 죽을 때에

 

이제 와 우리 죽을 때에

하느님

한 가지만
약속해 주세요.

제 남은 길이
아무리 참혹해도

다 받아들이고
그 길을 따를 테니

제가 죽을 때
웃고 죽게만
해 주세요.

다른 거는
하나도 안 바랄게요.

그때가
언제라도 좋으니

˝저, 잘 놀다갑니다.˝

맑은 웃음으로
떠나게만 해
주셔요.

저도
제 사랑하는
이들께

삶의 겉돌기나 하는
약속 따윈 하지
않을게요.

오직
한가지만
다짐할게요.

우리 죽을 때
환한 웃음 지으며
떠나가자고

˝고마웠습니다.
저 잘 놀다갑니다˝

그렇게
남은 하루하루
남김없이 불살라가자고. 

-박노해-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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