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종종걸음 

아내의 종종걸음 

진종일

치맛자락
날리는

그녀의
종종걸음을
보고 있노라면

집 안 가득
반짝이는
햇살들이

공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푸른 몸
슬슬 물들기
시작하는

화단의
단풍나무
잎새 위로

이제
마흔 줄 그녀의
언뜻언뜻 흔들리며
가는 눈빛,

숭숭
뼛속을
훑고 가는
바람조차도


종종걸음에
나가떨어지는 걸
보면

방 안 가득
들어선
푸른 하늘이

절대
공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제 발걸음이

햇살이고
하늘인 걸

종종거리는
그녀만 모르고
있다 

-고증식-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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