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은
크낙한
수정 함지박
가을 파란 햇살이
은혜처럼
쏟아지네
저 맑은
빗줄기 속에
하마 그리운
님의 형상을
찾을 때,
그러할 때
너도
밤나무 숲
스쳐오는
바람소린 양
문득
들려오는
그윽한 음성
너는 나를 찾으라!
우연한
들판은
정녕 황금물결
훠어이 훠어이
새떼를 쫓는
초동의
목소리
차라리 한가로워
감사하는 마음
저마다 뿌듯하여
저녁놀
바라보면
어느 교회당의
저녁종소리
네 이웃을 사랑했느냐?
이제
소슬한 가을밤은
깊어
섬돌 아래
귀뚜라미도
한밤내 울어예리
내일
새벽에는
찬서리 내리려는
듯
내 마음
터전에도
소리 없이 낙엽
질텐데
이 가을에는
이 가을에는
진실로
기도하게 하소서
가까이 있듯
멀리
멀리 있듯
가까이 있는
아픔의 형제를
위해
또 나를 위해……
-박화목 시인-
(1924-2005)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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