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고향 서정

한가위 고향 서정

  해묵은 노송들이
하늘을 가려

둥근 달
그림자 길게
끌고

갈바람
휑하니 불어
꽃불 질러 놓던

유년의
그림들이
눈 안에 서려드네 

  언덕배기
초가집 지붕위에

하얀 박 이마는
유난히 반짝이고

앞마당 뜰가에
다정히 둘러앉아

고전 얘기
꽃 피웠던

고향인정
목이차게
그리워지네 

  동구 밖 길섶
코스모스 한들대며
놀고있고

장독대 한편에
발갛게 익은
석류따라

올망졸망
장단지 속

익어가던 장맛이
입안에 군침을
돋워내네. 

  새소리
쌓여있는
앞 들 논두렁에는

하얀 풀꽃이
춤을 추고

잘 여문
벼이랑 사이로

풍년의
노래소리
가득가득했었네. 

  수많은
세월이 흘러도

바래지 않은
밝은 달빛

내 눈안에 비추네

추석빔
떡방아소리
내 귀에 들리네 

  그리운 내고향

가고싶어라
안기고싶어라  

-정재삼-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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