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비
산을
가다가
비를 맞았네
옷이
살에 찰싹
달라붙어
산내음이
속옷까지
스며들었네
비 맞은
산꽃의 얼굴이
너무 맑아
젖은 채로
서서 한참
보았네
비 멎자
산 아래는
갰지만
산 위는
그대로 구름이
머물러
그 쪽으로 난
작고 가파른 길을
올라서
구름 속에
들었네
둥둥 떠가는
구름 안의
찻집
권금산장에
앉아서
아내와
젖은 몸으로
차를 마셨네
하늘 위로
여행 온
사람처럼
말없이
찻잔을 비우며
아래는
내려다보지
않았네
-이성선-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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