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와서 2

서울에 와서 2

그 동안
나는 무엇을
했는가
몰라.

서울의 인력에

질질
끌려다니면서

양복
맞춰 입듯

내 몸에 맞는
적당한
허세와

웃음과
비굴함과

그리고 또

이웃에 대한
무관심만을

어느덧 나는
내 것으로
맞추어

갖게 되었고나.

사무실에서
화장실 거울
속에서

다방에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흔들리는
잠실의 14번이나

68번
통근 버스
안에서

이제
내 그 추한 모습
또렷이
보여

찢고 싶은,

오,
시든 꽃잎 같은
일상

서울에 와서
맞닥뜨린

오자 투성이인

서른 넷의
내 생애. 

-박석수-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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