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안 맨 끝 집

골목안 맨 끝 집

골목안 맨 끝
저 집에


뉘인 자
누구일까

신발
두 결레
댓돌 귀퉁이에

아무렇게나
흩어져
있고

문틈 새로

희미한 불빛
가쁜 숨
고른다

들여다 보지 않아도
알 것만 같은

저 속의 삶,

어디론가
집 떠난 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것
칭얼대는 소리,

남루한
창틀 흔들리는
소리

갈퀴같이
마디 굵은
손으로

양은 냄비
달그락대는

저 빈 그릇의
헛한 마음,

발자국 소린가
귀 기울여도

돌아오지 않는
소리

어느 새

골목 안은
죽은 듯

깊은 잠에
빠지고

홀로
잠들지 못하는

이 동네
맨 끄트머리
저 집엔

누가 있어

이 밤도
등불 내리지
못하고
있는가

-이영춘-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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