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나
물 속처럼
깊이 흘러
어두운
산 밑에 이르면
마을의 밤들
어느새 다가와
등불을
켠다
그러면
나 옛날의
집으로
가
잡초를 뽑고
마당을
손질하고
어지러이
널린 농구들을
정리한 다음
등피를 닦아
마루에
건다
날파리들이
날아들고
먼
나무들이
서성거리고
기억의 풍경이
딱따구리처럼
소리를 내며
달려든다
나는
공포에 떨면서
밤을 맞는다
과거와
현재 사이로
철철철
밤이 흘러간다
뒤꼍
우물에서도
물 차오르는
소리 밤내
들린다
나는
눈 꼭 감고
다음날
걸어갈 길들을
생각한다
-최하림-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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