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집으로 가는 길 


물 속처럼
깊이 흘러

어두운
산 밑에 이르면

마을의 밤들
어느새 다가와
등불을
켠다

그러면

나 옛날의
집으로

잡초를 뽑고

마당을
손질하고

어지러이
널린 농구들을
정리한 다음

등피를 닦아
마루에
건다

날파리들이
날아들고


나무들이
서성거리고

기억의 풍경이

딱따구리처럼
소리를 내며
달려든다

나는
공포에 떨면서
밤을 맞는다

과거와
현재 사이로

철철철
밤이 흘러간다

뒤꼍
우물에서도

물 차오르는
소리 밤내
들린다

나는
눈 꼭 감고

다음날
걸어갈 길들을
생각한다

-최하림-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Photo from app>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