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밥맛이다
쥐 죽은 듯
적막이 흐르는
집에서
식욕이
당기지 않아
두세 시까지
미루다가
갑자기
허기가 몰려오면
먹는 둥 마는 둥
나 홀로
먹는 점심은
늘 맛없다
밥알이 아니라
모래알을 씹는
느낌이다.
저녁 늦게 퇴근하고
배고파 돌아온
아내와
소곤소곤
이야기꽃 피우고
눈맞춤도
하면서
함께 먹는
밥은 반찬이
별것 없어도
맛있다
뭐든
참 복스럽게 먹는
아내의 모습이 보기
좋고
쓸쓸하지 않은
밥상인 게
무엇보다도 좋다.
이래저래
아내는
나의 밥맛이다.
-정연복-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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