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철이네 제비집

만철이네 제비집

보성 사는 만철이네
집에 간 날

오랜만에
제비집을 보고
왔다

제비들은
마실 나갔는지
처마 밑 제비집은
텅 비어 있고

풀꽃들
우거진 마당에서
제비새끼 같은 아이들만
놀고 있었다

여덟 살,
열 살 먹은
그 아이들은

학교도
다니지 않고

들에서 산에서
제비처럼
산단다

삼년을
손수 흙 이기고 발라
지었다는

제비집 같은
만철이네
흙집

전기불도
그 흔한 보일러도
없이

그저
촛불 밝혀
책을 읽고

시를 쓰며 산다는

만철이네
처마 밑에는

그가 쓴 시처럼
적막한 제비집 한 채
오롯하였다

-김경윤-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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