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가는 길

친정 가는 길

보물을
찾으러 가는 기분이
이런 것일까

마음은 벌써
우슬재를
넘어

친정 집 대문을
들어서고
있다

눈앞에 전개되는
정겨운 오월의
풍경

어줍은 표현으로
감당하기
벅차다

오전 11시
휴대폰이 울린다

오메 어디쯤
오고 있냐

머나 먼 길
힘들 텐데

어버이날
안 오면 어쩐다고
일부러 시간 내서
온다냐

나야
딸들 오니께 좋기는
하다마는

어쩌든지
운전조심하고
천천히
오니라

오후
12시 30분
전화를 받으신다

어디냐
겁나 시장하것다

니그들 오면
같이 묵을라고

밥 안 묵고
기다리고 있다

읍내
장날 가서
좋아한 것 사다

국도 끓이고
낙지 초 무침하고
게장도 만들어
놓고

맛나게
점심 준비 해
놨응께

조심해서
오니라

오냐 오냐
뚜 뚜 뚜……

동네 어귀
노송 한 그루,

버팀목에
의지한 채

흔들리며
서 있다

고향 들녘 보리밭,
눈 안에 잠긴다

-김경숙-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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