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이력서

목련 이력서

개봉되자 버려진
이력서처럼

피자마자
봄이 간다

올해도
마지막 처럼

가지 끝에 부풀어
뽀얀 주먹
두 개를

푸른 하늘에
내밀고
있다

스무 해 서른 해
온힘 다해
밀어 넣어도

한 번도 꼼꼼히
읽히지 않은

목련꽃의 이력이
저 주먹 안에
있겠다

아무
배경 없이도
순결한 심성만
있다면

이 세상
화사한 꿈에
닿을 수 있다 믿는
어느 처녀가장

4월 하늘이
흰불꽃회오리
그 주먹
안에

허공 두 줌을
쥐어 주고
있다

-이해리-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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