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은 전쟁처럼
산천은
지뢰밭인가
봄이 밟고 간
땅마다
온통
지뢰의 폭발로
수라장이다.
대지를 뚫고
솟아오른,
푸르고 붉은
꽃과 풀과 나무의
여린 새싹들.
전선엔
하얀 연기
피어오르고
아지랑이
손짓을 신호로
은폐 중인
다람쥐, 너구리,
고슴도치, 꽃뱀—
일제히 참호를
뛰쳐나온다.
한 치의 땅,
한 뼘의 하늘을
점령하기 위한
격돌,
그 무참한
생존을 위하여
봄은
잠깐의 휴전을
파기하고
다시
전쟁의
포문을 연다.
-오세영-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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