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구미 고모

장구미 고모

아버지 상을
치르고,

친정 조카가
보고 싶다는

고모를 뵈러

신양면 황계리
노인요양원을
찾았다

……아버지가…
저 전달에…

말문을
열려는 순간

고모는
빨간 목젖을
떨며

어린아이처럼
목을 놓았다

89살 먹은
동생이

91살 오빠의
비보를 접하자

오빠를 부르며
송아지처럼
머리를 부딪혀
울었다

할머니가
다섯 살 난
딸을

삽다리
제재소 집

애 보는 아이로
주고 온 날
밤에도

모녀는
다른 지붕 아래서
저렇게 울었을
것이다

밤 되면
호랑이가 찾아와
무섭다며

정신 줄을
놓으시는
고모

지금도,
눈 쌓인 봉수산
쳐다보며

그 밤
생각하시는
걸까

-김용화-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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