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풀은
아내의 땀으로
자라는지
뽑은 자리
돌아보면
어느새
무성한 숲
풀뿌리에 지친
호미질 끝
이 여름
다 가도록
바다보다 깊은
콩밭 가운데서
백로처럼 움직이며
수건 쓴 머리
땀에 전 까만
얼굴
아내가 보이지 않는다
민들레 꽃씨처럼
가벼운 몸
三伏 불볕에 녹아
아득한 우주로
증발했는가
땅 속 깊이
스며들었는가
돌아오지 않아
찾아 나선
어스름 밭고랑
일년 내내 거친 손
분신으로
남은
닳고 닳은
호미자루 옆
아내는
쇠비름
노란 꽃으로
가녀리게
피어있다
–정낙추–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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