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적 인간

편의적 인간

집과
학원 사이에
편의점이
있다

아빠와
엄마 사이에
편의점이 있다

아이들은
여기가 편하고
좋다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
더 깊다

자기도 모르게
편의점의 피를
가진 것이다

편의점이
키운 닭다리나
빵과 우유를
뜯는

쓸쓸하고
무관한 몇 개의

창가의
몇 천 원짜리
세계를 관람한다

24시간
열려 있으니
우리에게는 여기가
하늘이다

해가
편의점에서
떠서

편의점으로
지고 있다

혹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요람과
무덤 사이에
편의점이 있다

젊은 부부가
아이에게 단 것을
쥐어준다

편의점은
우리를 달래고 먹이는
양육권자

걸음마를 뗀 인간은
편의점부터
찾는다

아빠와
엄마 사이에
고아가
있다

끼니와
끼니 사이에
있는 것들을

떠올릴 수 없는,
편의적 인간이
웃고 있다

-박지웅-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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