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한세상
입던 옷
벗어놓고
우린 모두
어딘가로 떠나야
합니다.
마당에는
불 켜지고
이모, 고모,
당숙, 조카,
이름도 잊어버린
한순간의
친구들
때묻은
인연들 모여
잔치를 벌입니다.
술잔이 돌고
덕담이
오가고
더러는
떠나는 것을
옷 갈아입는 거라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새 옷으로
갈아입기
전
나는 훌훌
가진 것 다
비워내고
빈 몸이고
싶습니다.
어차피
아무것도
가지고 갈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헛된
이름인들 남겨서
무엇하겠습니까.
헌옷 벗어
개켜놓고
그렇게
목욕탕에
갔다 오듯
가벼워지고
싶습니다.
-김재진-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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