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무렵
저물녘
해가
미루나무에
걸터앉아 햇살을
헹굽니다
어릴 적
물고기가 빠져나간
손가락 사이로
노을,
노을이
올올이 풀려서
떠내려갑니다
누런
광목 천 하나로
사철을 건너신
어머니
어머니께
꼭 끊어드리고
싶었던
비단 폭 같은
냇물을 움켜
쥡니다
이제는
밥 짓는 연기가
나지 않는 텅 빈
굴뚝을
우렁우렁
넘어오는
부엉이 울음이
맵습니다
-원무현-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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