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을 보는 소

우물을 보는 소

동네 우물을
소가 들여다본다.

우물 속에는

상수리
나뭇잎 피고

새가 날고
하얀 구름이
흐른다.

물 속의 소는
유난히 귀가
크다.

우두커니
올려다보는
얼굴

흔들리는
굴레

먼 옛날
어느 족장의
훙예 같다.

종처럼
일하다가

거지처럼
떠돌다

늙어서
바리때 하나
짊어지고
떠나왔다.

우물에 나비
미끄러지고

민들레 피어
그의 얼굴을
만진다.

꽃관을 썼다.

-이성선-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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