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소리
“그럼 저녁 6시
마로니에에서
보십시다”
퇴근 후
식어가는 찻잔을
앞에 두고
두 시간 여를
기다리다가
한 시간을
더 기다려보다가
어둠 속으로 나와
전철 타러 공원을
가로질러
가는데
그 밤 어둠 속
마로니에 나무
밑에.
아!
이성선
시인이었다.
”조형이
마로니에라
하기에
이 나무 아래서
만나자
는 줄
알았지요.”
속초에서 예까지
짊어지고
온 몸이
계곡물소리를
쏟아내는 것이
아닌가.
그 물소리가
나를 씻어주고
있었다.
그 밤,
몸은 내게
무슨 말을 전하려고
했을까
갯벌처럼
무겁게 누워
밤새도록
뒤척이다
그냥 간 몸은.
-조정권 시인-
(1949-2017)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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