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등덩굴 트레이스
밑에 있는
세사발
손을 세사 속에
넣으면 물기가 있어
차가웠다.
왼손이
들어있는 세사위를
바른 손바닥으로
두들기다가
왼손을 가만히
빼내면
두꺼비집이
모래 속에
작은 토굴같이
파진다.
손에
묻은 모래가
내 눈으로
들어갔다.
영이는
제 입을 내 눈에
갖다대고
불어주느라고
애를 썼다.
한참 그러다가
제 손가락에
묻었던
모래가
내 눈으로
더 들어갔다.
나는 눈물을
흘리며 울었다.
영이도 울었다.
둘이서 울었다.
어느 날 나는
영이 보고
배가 고프면
골치가 아파진다고
그랬다.
“그래 그래” 하고
영이는 반가워
하였다.
그때같이
영이가 좋은 때는
없었다.
-피천득-(1910-2007)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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