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산

여름산

여름산은
내 어릴 적
바라본

젊었던 아버지.

푸르고
힘찬 육체가
능선을
이루며

누워, 편안히
휴식하고
있다.

내가 곁에서
웃고 울고
소리질러도

부딪치며
기어올라도

그저
귀여운 듯,
미소지으며
가만히 바라보시던

아버지.


아버지에게
나는 어린 짐승
처럼

한낱
여리디여린

생명체일
뿐이었다.

지금
짙푸른
여름산엔

야생의
산짐승과
날것들이
푸드득거리고

녹음을 먹은
깊은 계곡에선
물소리가
한창이지만,

젊은
아버지 같은
여름산은

능선이
구비치듯
크고 건장한
육체로 누워

산 속에서
일어나는 온갖
몸짓들엔 꿈쩍도
않는다.

그저
한두 번

눈을 떴다
감았다,
할 뿐이다.

-이수익-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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