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처럼 살고 싶다네
친구여
메마른 인생에
우울한
사랑도
별 의미 없이
스쳐 지나는
길목
화염 같은
더위 속에 약동하는
푸른 생명체들
나는
초록의 숲을
응시한다네
세상은
온통 초록
이름도 없는
모든 것들이
한껏 푸른 수풀을
이루고
환희에 젖어
떨리는 가슴으로
8월의
정수리에 여름은
생명의 파장으로
흘러가고
있다네
무성한
초록의 파고,
영산홍
줄지어 피었다
친구여
나의 운명이
거지발싸개
같아도
지금은
살고 싶다네
허무를
지향하는 시간도
8월엔 사심 없는
꿈으로 피어
행복하나니
저 하늘과
땡볕에 울어 젖히는
매미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 속에
나의 명패는
8월의 초록에서
한없이 펄럭인다네
사랑이
내게 상처가
되어
견고하게
닫아 건 가슴이
절로 풀리고
8월의 신록에
나는 값없이
누리는
순수와 더불어
잔잔한 위안을
얻나니
희망의 울창한
노래들은
거덜난 청춘에
어떤 고통이나
아픔의
사유도
새로운 수혈로
희망을 써
내리고
의미를
더하나니
친구여,
나는 오직
8월처럼 살고
싶다네
-고은영-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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