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의 벽(The Wailing Wall)
통곡의 벽(The Wailing Wall)
* 장주현 특파원
* 승인 2013.04.12 20:18
헤롯 성전의 서쪽 벽 60미터
우리가 아는 것처럼 ‘통곡의 벽’은 BC 20년 경 헤롯 왕에 의해 지어진 성전 벽의 일부분이다.
AD 70년 로마의 티투스 장군이 예루살렘을 정복하고 성전을 파괴할 때 로마군의 위대함을 후대에 보여주기 위해 성전의 서쪽 벽을 남겼는데, 그것이 바로 ‘통곡의 벽’이다.
지금 남아 있는 성전 벽은 60미터 가량이다.
로마 시대를 지나 비잔틴 시대에 들어와서, 로마 시대와 달리 전 세계에 흩어져서 사는 유대인들에게 1년에 한 번 예루살렘에 올라와 이 벽 앞에서 기도할 수 있게 특별히 허락되었다.
당시 유대인 순례객들은 이 벽을 붙잡고 가나안 땅과 가족과 성전을 잃은 것에 대해 옛 성전 방향을 향해 통곡하면서 기도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벽의 이름이 ‘통곡의 벽’이라고 붙여진 것이다.
이스라엘이 독립할 때 성전 벽이 있는 지역은 요르단에 속해 있었으나, 1967년 ‘6일 전쟁’ 때 이스라엘이 되찾았고, 비로소 지금과 같이 유대인들에게 최고의 성지가 되었다.
‘통곡의 벽’ 너머에는 황금으로 입혀진 돔으로 유명한 모슬렘 사원 ‘황금 사원(바위 사원)’이 세워져 있다.
사원 안에는 크고 납작한 바위가 하나 있는데, 아브라함이 이삭을 번제로 드리려고 했던 모리아 산의 제단 자리이다. 또한, 솔로몬 왕이 성전을 지을 때 중심으로 삼은 곳이다(대하 3:1~2).
지금도 사원 밑에는 솔로몬 성전 터의 기초와 헤롯 성전 터의 기초가 묻혀 있다고 한다.
지하 17칸, 지상 7칸의 돌들
‘통곡의 벽’의 돌들은 이스라엘 땅의 암반 지역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암반을 정으로 쪼아 네모 반듯하게 큰 돌들을 떠내고, 그것들을 도르래 역할을 하는 수레에 굵은 밧줄로 묶은 다음 여러 마리의 소가 끌어서 옮겨 하나하나 쌓은 것이다.
그 돌들이 쌓여지기까지 40년간 대를 이어가며 수많은 사람들의 땀이 흘려졌다.
현재 우리가 사진으로 볼 수 있는 ‘통곡의 벽’은 성전 벽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사람들이 서서 기도하는 성전 벽 바닥 밑에는 헤롯 시대에 있었던 성전 벽의 원래 높이가 그대로 숨겨져 있다.
벽의 바닥 밑으로 쌓여져 있는 돌들은 17칸이고, 지상으로는 7칸까지의 돌이 헤롯 성전의 돌들로, 예수님이 살아 계시던 당시에 존재했던 돌들이다.
그 위로 큰돌 네 칸은 맘루크 시대에, 그 위로 있는 작은 벽돌들은 오스만트루크 시대에 다시 놓여진 것들이다.
‘통곡의 벽’ 지하로 내려가보았다. 어마어마한 크기의 매끈한 돌들이 성전 벽을 이루고 있었다. 지하 성전 벽을 발굴하면서 만들어놓은 좁은 틈 사이로 유대인 여자들이 기도문을 들고 왔다갔다했다.
한 여인이 마치 성경에 나오는 한나처럼 벽 틈 사이에 머리를 묻고 작은 소리로 울며 기도하는 모습도 보이고, 그 옆의 좁은 공간으로 청소부들이 다니기도 했다.
다 무너뜨리우리라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성전 건물들을 보이려고 나왔을 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이 모든 것을 보지 못하느냐?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리우리라.”(마 24:2)
성전을 지은 헤롯 왕은 본래 정통 유대인이 아니었다.
그는 유대 여자와 혼인하여 유대인이 된 후 왕의 자리에 올랐다.
그래서 그는 늘 정통성 문제에 걸려 로마 황제에게 인정받으려고 ‘가이사랴’라는 항구 도시를 만들어 무역으로 로마의 어려운 재정을 도왔고, 자신을 거스르는 유대 종교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성전을 지었다.
그런데 헤롯은 어느 날 동방에서 온 박사들로부터 “유대인의 왕으로 나신 이가 어디 계시뇨?”라는 질문을 받는다.
자신의 왕위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지 할 수 있는 그에게 그 말은 결코 용납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아기 예수를 죽이려고 베들레헴 지경에 있는 두 살 아래의 사내아이들을 다 죽이고 만다.
그런 헤롯이 지은 성전과 성전 벽은 하나님의 약속을 따라 지어진 것이 아니다.
헤롯의 욕망과 인간의 수고로 지어진 것이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약속으로 말미암아 지어지지 않은 것은 무엇이든지, 그것이 아무리 강하고 아름다울지라도 무너질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주님은 사람의 손으로 짓지 아니한, 당신이 피로 새로운 성전을 지으셨다.
하나님은 레위기에서 우리 영혼을 구속하기 위해 속죄의 피를 주시리라 약속하셨는데(레 17:11), 예수님은 당신의 언약의 피로 우리 죄 값을 지불하고 우리 영혼을 거룩하게 해주셨다.
예수님의 피로 거듭난 성도는 하나님의 약속을 따라, 하나님의 뜻을 좇아 지어진 하나님의 성전이다.
예수님의 말씀은 오늘도 이곳을 울리고 있다
자세히 살펴볼 것은,
예수님이 영원한 속죄를 이루신 훨씬 뒤에도 유대인들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양 ‘통곡의 벽’ 너머 성전에서 계속 양을 잡고 소를 잡아 제사를 드렸다는 것이다.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가증하고 어리석은 일인가!
어쩌면 헤롯 성전의 붕괴는 로마정부 편에서 보면 성전이 로마에 대항하는 유대인들의 중심지였기에 유대인들 자신에게도 이미 예견된 결과였을지도 모르겠다.
성전의 첫 이미지는 거룩이다.
하나님의 영이 거하시는 곳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구속함을 받은 성도를 성전 삼으셨다.
하나님의 영이 거하실 수 있도록 우리를 거룩하게 하신 것이다.
예수님이 사셨던 시대나 현재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거룩하게 한 언약의 피를 부인하며 ‘통곡의 벽’ 앞에 서서 어리석은 기도를 반복하고 있는가.
어떤 이들은 자신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많은 돈을 들여서 비행기를 타고 예루살렘까지 와서 소원을 적은 종이를 꼬깃꼬깃 접어 ‘통곡의 벽’ 틈 사이에 집어넣는다.
무슨 효험이라도 있다는 듯이.
그러나 성경에 기록된 예수님의 말씀은 오늘도 이곳을 울리고 있다.
돌 뒤에 돌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무너뜨려질 것이라고.
하나님의 약속으로 말미암지 않은 모든 아름다운 노력들은 무너진다고.
통곡의 벽 앞에서
남겨진 옛 성전 벽 앞에서, 옛 성전이나 인간의 수고가 우리를 거룩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흘리신 약속의 피가 우리를 거룩하게 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지금 서 있는 ‘통곡의 벽’ 역시 예수님의 말씀대로 돌 위에 돌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무너질 것이기에.
나는 가끔 이 벽 앞에 서서 기도를 드린다. 그럴 때 예수님은 내게 하나님의 일이나 선교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이 이룬다는 사실을 가르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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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현 특파원
From: Good News Da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