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저는요

엄마, 저는요

새해
첫날 엄마가
저의 방에 걸어 준

고운
꽃달력을
볼 때처럼

늘 첫 희망과
첫 설레임이
피어나는

그런 마음으로
살고 싶어요

첫눈이
많이 내린 날

다투었던
친구와 화해한 뒤

손 잡고
길을 가던
때처럼

늘 용서하고
용서받는

그런 마음으로
살고 싶어요

엄마, 저는요

장독대를
손질하며 콧노래를
부르시고

꽃밭을 가꾸시다
푸른 하늘 올려다
보시는

엄마의
그 모습처럼


부지런하면서도
여유 있는

그런 마음으로
살고 싶어요

.
.
.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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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Not Judge

Do Not Judge

“Do not judge,

or
you too
will be judged.

For
in the same
way

you
judge others,

you will be
judged,

and
with the measure
you use,

it will be
measured
to you.

“Why
do you look at
the speck of
sawdust

in
your
brother`s
eye

and

pay
no attention
to the
plank

in your own
eye?

Matthew 7: 1-3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너희의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의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

어찌하여
형제의 눈속에 있는
티는 보고


눈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마태복음 7: 1-3

Holy BIBLE
New International Version (NIV)
성경/개역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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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공

석공

일년에
한두 자씩

십 년 걸려
한두 획씩

비문을 새긴다.

남의
비문이 아니라,

한평생
남의 비문만
새기다 간다는

스스로의
비문을 새긴다.

-손광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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놋쇠황소

놋쇠황소

놋그릇에
뼈다귀 하나
건져내

나는
구석구석
빠는 놈,

나는 허둥지둥
빠는 놈,

나는
침을 묻히는

밥뚜껑에
쌓이는
뼈들

한때
소의 한 축이었으나
그림자도 없다

세상에
무덤덤한 일이
어디 있나

이 놋그릇이
소에게는
생지옥이다

옛 팔라리스왕은
나를 놋쇠황소에
집어넣고

배 밑에
장작을 때어
내 몸에 있는
춤을 모두 꺼내었다

훗날 왕도
형틀에 들어가
춤을 추었다

국물을
들이키며,
뼈도 못 추린
이야기

국물도 없는
가난한 생을
떠올리다

문득
저세상의
바닥까지 깨끗이
비우는 게

산목숨이라니

그럴 줄 알았다
여기가 지옥이다

벽에 붙은
도가니탕 얼마
꼬리곰탕 얼마
수육 얼마

망자의
가격이 매겨진
비문을 훑으며
입을 벌린다,

아아 나는
나의 뱃속을
돌고 돌았구나

밥자리에
다소곳이 따라붙는
놋쇠 그림자

오래전 나는

내가
살아 있는 것에
반대하였다

-박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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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ise will Shine like the St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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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Wise will Shine like the Stars

Multitudes

who
sleep
in the dust of
the earth will
awake:

some
to everlasting
life,

others
to shame and
everlasting
contempt.

Those
who are wise
will shine

like
the brightness of
the heavens,

and
those who
lead many to
righteousness,

like
the stars
for ever and
ever.

But
you, Daniel,
roll up and
seal the words
of the scroll

until
the time of
the end.

Many will
go here and
there

to increase
knowledge.”

Daniel 12:2-4

땅의
티끌 가운데서
자는 자 중에

많이 깨어
영생을 얻는 자도
있겠고

수욕을 받아서
무궁히 부끄러움을
입을 자도 있을
것이며

지혜 있는 자는
궁창의 빛과 같이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비취리라

다니엘아
마지막 때까지
이 말을 간수하고

이 글을
봉함하라

많은 사람이
빨리 왕래하며
지식이 더하리라

다니엘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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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개역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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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사랑

봄 물보다
깊으니라

가을
산보다
높으니라

달보다
빛나리라

돌보다
굳으리라

사랑을 묻는 이
있거든

이대로 말하리

-한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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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적 인간

편의적 인간

집과
학원 사이에
편의점이
있다

아빠와
엄마 사이에
편의점이 있다

아이들은
여기가 편하고
좋다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
더 깊다

자기도 모르게
편의점의 피를
가진 것이다

편의점이
키운 닭다리나
빵과 우유를
뜯는

쓸쓸하고
무관한 몇 개의

창가의
몇 천 원짜리
세계를 관람한다

24시간
열려 있으니
우리에게는 여기가
하늘이다

해가
편의점에서
떠서

편의점으로
지고 있다

혹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

요람과
무덤 사이에
편의점이 있다

젊은 부부가
아이에게 단 것을
쥐어준다

편의점은
우리를 달래고 먹이는
양육권자

걸음마를 뗀 인간은
편의점부터
찾는다

아빠와
엄마 사이에
고아가
있다

끼니와
끼니 사이에
있는 것들을

떠올릴 수 없는,
편의적 인간이
웃고 있다

-박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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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혀가 없다

슬픔은 혀가 없다

슬픔이
왜 말이 없나
보니

혀가 없다

그는 지금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그가 살아온
방식에 대한 예민한
기록

혹은
지극히
외로운 해명

그는
누구인가
아니 그는
누구였을까

본디
그는 없는 듯이
살아왔다

기쁨과
배다른 형제로
태어나

멸시받으며
살았다

평소
온순한 뱀으로
조용히 기어
다니지만

내 마음이 떠나가,
따위 말에 한순간
벌려

꽃을
삼켜버리기도
했다

말했듯,
슬픔은 혀가
없다

실은
두 갈래로 갈라진
찢긴 마음
뿐이다

손수건 같은 곳에
조용히 숨어
지낼 뿐이다

득달같이 달려와
환심을 사려는

가벼운
기쁨에게
비할 수 있을까,


큰 기쁨은
구덩이를 깊이
파는 법

본디  그는
손만 잡아주어도
마음을 빼앗기는

정결하고
유순한 처자였다

기쁨이
손 내밀자

순진하게
따라나섰다가
몸을 빼앗겼다

그는
납덩이같은
몸을 일으켜

제 마음속에
몸을 던지고
다시는 떠오르지
않는다

이제
누가 그를
고해의 그늘에
끌고 들어가

무릎 꿇릴 수
있으랴

슬픔아, 부르면
그도 사람처럼
돌아본다

그는
누구에게도
잘못을 한 적이
없다

-박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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