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국 

봄국 

어쩌면
잊고 살아온
추억의 별미일지도 모른다

남도의 허름한 식당에는
깊은 장맛이 익어간다

소박한 밥상에
놓인 조반을 먹다가 

자꾸만 돌아보는
주인장 인심이 곰살궂다
지치고 고단했을
삶의 뒤편에서

어머니 체취 같은
살가운 고향의 맛이 넘친다 

허기진 향수
물씬 풍기는 봄국을 먹는다

밥상에 놓인 보릿국에서
포근한 손길이 전해온다 

평생 그립기만 한
모정의 손맛이
입안 가득히 고여 든다

-글/서랑 권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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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Be Afraid

Don`t Be Afraid

Are not
two sparrows
sold for a penny?

Yet not
one of them
will fall to the ground

apart from the will
of your Father.

And
even the very hairs
of your head
are all numbered.

So
don`t be afraid;

you are
worth more
than many sparrows.

Mathew 10:29-31

참새 두 마리가
한 앗사리온에
팔리는 것이 아니냐

그러나
너희 아버지께서
허락지 아니하시면

그 하나라도
땅에 떨어지지
아니하리라

너희에게는
머리털까지
다 세신바 되었나니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는
많은 참새보다
귀하니라

마태복음10:29-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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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생각

엄마생각

  다섯 말을 이고
오일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서산 그림자
콩밭에 누운 지 오래
나는 산 노루처럼 동생을 안고 

아무리 달래도
엄마 안 오시네, 

서릿발 같은 발소리
푸석푸석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산기슭 부엉이
고요한 울음소리

빈 부엌 장작불에 붉은 얼굴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해그름

-글/신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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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祈禱文】 염려하지 말게 하소서!



【祈禱文】

염려하지 말게 하소서!

존귀하신 하나님!
이른 아침 주를 사랑함이
내 마음에 넘치나이다.

앞으로 살아갈 인생을 바라보면
초조하기 짝이없지만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의
크신 능력이 저희 인생의 문제를
해결해 주실줄로 믿습니다.

때론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너무 없어서

동서남북을 돌아보며
행여 하고 사람에게서 도움을 구하면

저보다 더 힘든 사람의
얼굴만 바라보게 됩니다.

자비하신 하나님 아버지!
들에 핀 가을 꽃 한송이와

하늘을 나는 철새들도
모두 자족하는 삶을 누리건만

저희는 마치 하나님 없는 사람들처럼
염려와 근심으로 가득차있습니다.

주님!

저희를 세상에 보내셨을 때
있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아시고

모든 것을 예비해 놓으신
섭리를 믿게 하시옵소서.

아무것도 염려하지 않게 하시고
오직 나를 자녀삼으신 그 크신 사랑에

내 모든 존재를 맡기고
기쁨으로 살아가게 하시옵소서.

찌푸렸던 얼굴에
찬란한 광채가 비취게 하시고

내일의 근심까지
이미 해결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찬미를 드리는
성도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글/유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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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and Forevermore

Now and Forevermore

Those who
trust in the LORD
are like Mount Zion,
which cannot be
shaken but
endures forever.

As the mountains
surround Jerusalem,
so the LORD
surrounds his people
both now and forevermore.

Psalm 125:1-2

여호와를
의지하는 자는

시온 산이
흔들리지 아니하고
영원히 있음 같도다

산들이
예루살렘을
두름과 같이

여호와께서
그의 백성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두르시리로다

시편 125: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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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유예(猶豫)

바람의 유예(猶豫)

공허를 이어온 시간이
삶에 깊숙이 개입하고
완전한 고립을 가능케 한
밤의 뜨락은
그다지 우울하지도 않은
부유스름한 잿빛

갑갑한 가슴은
미세먼지 촘촘히 박혀
바닷속 아가미 없는 물고기의
가뿐 숨소리처럼 헐떡이고

어둠과 별빛 둘러맨 채
발아되지 못한 풀씨의 울음은
계절을 告하기 위한 몸부림

세월에 난도질당한
부르지 못한 청춘 노래는
구멍 난 삶에
무장무장 허무를 채우고

죽을 듯 간절했던 그리움마저
기억의 굴레에 감금되어
차츰차츰 소멸되어간다

필 듯 말 듯 몽오리진 뜨락에
덤벙덤벙 서둘러 나온 저녁별
이미 기다림에 익숙해져
마침표조차 찍지 못하고

시든 꽃잎 한 장 버리지 못하는
어리숙한 이 가슴에도
상처를 노래할 바람이 불까?

-글/송천 김현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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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당신의 이름에 관하여 >

<나와 당신의 이름에 관하여 >

4월이 오고도 몇 차례 눈발이 날려 온전한 봄
은 멀었나 싶었다. 하지만 오늘 집앞 잔디밭 위
로 살구꽃이 겨울을 밀어내고 활짝 피었다.

사실 이 집으로 이사와  13년 넘게 살았지만
아내와 나는 매번 이 꽃의 이름을 다르게 불렀
다. 어느 해는 벚꽃이라고 또 어느 해엔 매화라
불렀다. 오래전 고향에서 포도 농장을 했다는
이탈리안 집주인이 심어놓은 것으로 매년 봄만
되면 집앞 잔디밭 중앙에서 위풍당당한 5월의
신부처럼 빛난다.

결국 오늘 나는 꽃의 이름을 확인해주는 스마
트폰 앱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냈고 기어이
사진을 찍어 검색을 시도했다. 그러나 스마트
폰 앱의 검색 결과도 신통치는 않았다.

“이 꽃은 살구꽃일 가능성이 50% 이상입니다.”

그래서 나는 비교적 살구꽃일 가능성이 높은
꽃을 한동안 지켜보았다. 그러면서 내심 살구
꽃이 아닐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누구나
삶에서 경험하지만 가능성이 크다고 매번
정답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또 이런 생각을  했다. 어쩌면 나도 나를
잘 모르는데 누군가는 나를 좀 안다고 할 것이
고 스스로의 판단으로 50% 이상의 가능성에
근접한 경우라면 나를  아주 잘 안다고도 할
수 있겠다 싶었다. 물론 그뿐인가. 우리 현실
의 삶에서도 많은 것들이 확실치 않은 정보에
의해 판단되고 결정된다. 대학은 시험성적으
로 해당 학생의 가능성을 예상해 뽑고 기업은
스팩을 살펴 인재를 뽑으며 혼기가 다 된 남자
와 여자도 상대의 정보에 대한 각자의 기준과
판단에 따라 배우자를 고른다. 많은 중요한
결정들이 생각보다 불확실해 보이는 정보에
기대어 이루어진다.

문제는 순전히 내가 남의 판단으로 벚꽃이었
다가 매화꽃이 되기도 하고 다시 살구꽃으로
불린다는 점이다. 내가 나를 벚꽃으로 알고
있는데 상대방이 자꾸 나를 그가 가진 나에
대한 제한된 정보만을 가지고 살구꽃이라
부른다면 그것은 상당히 불쾌한 일이다. 더
심각한 일은 여러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나를
판단할 때다. 피부색, 출생지, 출신대학,외모
만으로 나를 특정한 카테코리 안에 가두어
판단하고 평가하는 일이 많다.이것은 정말
부당한 일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 사실을 받아들이며 산다.

요즘 자주 회자되는 4차혁명의 핵심 요소엔
빅데이터도 포함된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취합되는 정보를 활용해 정부는 민심을 읽고
기업인은 소비자의 취향을 분석해 신상품을
개발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욕망을 그 욕망
이 남겼다고 가정하는 흔적을 통해 마치 눈
에 보이는 것처럼 믿겠다는 생각이다. 다행
인지 불행인지 아직까지 빅데이터에 의한
예측들은 신뢰도가 높다. 그러나 눈에 보이
지 않는 것, 실체가 없는 유령은 언제든 우리
를 속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정
보가 아무리 그럴듯해 보여도 매화꽃을 살구
꽃이라 불러서는 안 된다.

그리고 남의 판단에 따라 매번 이름이 바뀌는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우린 우리의 이름을 먼
저 정확히 알아야 한다. 내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타인에 의해
잘못 불리우는 내 이름을 바로잡을 수 있다.
일방적인 타인의 판단으로부터 나를 변호할
수 있다.

나의 이름을 온전히 알고 지켜내려면 역시
자신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나이와 상관
없이 우린 계속해서 스스로에 대해 궁금해
하고 관심을 가져야 하며 소중하게 생각해
야 한다. 가족과의 대화를 통해서, 친구와
의 관계를 통해서,책과 영화나 연극을 통해
서,미술관의 그림과 예술작품 그리고 음악
을 통해서 내가 어떻게 반응하고 어떻게 느
끼며 어떤 즐거움을 느끼는지 그리고 가끔
스스로에게 많은 것들을 질문하고 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언제부턴가 우리 세상은 남을 위해 살아야
먹고살 밥을 벌게 한다. 그래서 나를 위해
쓸 시간이 점점 준다. 그래서 나를 살피고
나를 위하고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 부족하
다. 이럴 때일수록  우린 더더욱 온전히 나
만을 위한 시간을 가지려는 노력을 해야한
다. 왜냐하면 언젠가 그런 시간들이 우리의
이름을 마음대로 바꿔 부르는 타인과 사회
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것이기 때문이다.

 

-글/김감독 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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