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 아침은

새해 새 아침은

새해
새 아침은
산너머에서도
달력에서도 오지 않았다.

금가루
흩뿌리는
새 아침은
우리들의 대화
우리의 눈빛 속에서
열렸다.

보라
발 밑에 널려진 골짜기
저 높은 억만 개의 산봉우리마다
빛나는
눈부신 태양

새해엔
한반도 허리에서
철조망 지뢰들도
씻겨갔으면,

새해엔
아내랑 꼬마아이들 손 이끌고
나도 그 깊은 우주의 바다에 빠져
달나라나 한 바퀴
돌아와 봤으면,

허나
새해 새 아침은
산에서도 바다에서도
오지 않는다.

금가루 흩뿌리는
새 아침은 우리들의 안창
영원으로 가는 수도자의 눈빛 속에서
구슬짓는다.

-글/신동엽(1930-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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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r Hand will guide me

Your Hand will guide me

If I rise
on the wings
of the dawn,

if I settle
on the far side
of the sea,

even there
your hand
will guide me,

your right hand
will hold me fast.

Psalms 139:9-10

내가
새벽 날개를 치며
바다 끝에 가서
거할찌라도


거기서도
주의 손이
나를 인도하시며

주의
오른손이
나를 붙드시리이다

시편 139:-9-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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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인, 구, 함,

애, 인, 구, 함,

대구 발
시외버스 타고
토요일이면 집에 갔다

한껏 볼륨 높인
뽕짝을 들으며

좌석 등받이 뒤편에
애, 인, 구, 함,
볼펜으로 갈겨쓴
어설픈 춘정

코웃음 치던 스무 살
그때는 몰랐다
사람은 평생 자신의 등 뒤에

절실하게 구하는 것
써 붙이고 다니게
되리라는 것,

지울 수 없는
구, 함, 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매달고 다니게 되리라는 것,

가끔 남에게
등 돌리면서
앞선 남의 등을 보고
달리는 동안

멈춰 서서 돌아본 적 없는
뻣뻣한 내 등은

무엇이
필요하다는 구, 함, 을
고함처럼 크게 외치고 있었을까

내려 꽂히는 햇살 따갑다

-글/최정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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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콜릿을 만들다니

내가 초콜릿을 만들다니

인생에 있어
‘절대’란 없는 것 같다.

연애할 때는
초콜릿은 커녕
편지도 잘 안 썼던 것 같은데,
아이는 참 많은 것을
변하게 한다.

빼빼로에 이어,
내가 초콜릿까지
만들게 하니 말이다!
(사는 것보다
만드는 데 돈이 더 든다!)

물론,
뭘 하든지
약간 애매하고,
허당인 내가 하는 탓에
우리 어머님이
더 고생하셨지만,

어쨋든 아이, 나, 어머님
우리 셋은 발렌타인 데이를 기념해서!
초콜릿을 만들었다.

아이는
만드는 것보다 먹는 게 많고,
나는 만드는 것보다 흘리는 게 많고,
결국 어머님이
다 하신 것일지도…

어쨋든!
함께 살게 되면
혼자하는 일이란 없다.

그래서 참 다행이다.
아마 그래서 나도 자꾸
못하는 일을 벌이고
있는 거겠지?!

발렌타인 데이
다가오네요!
할머니 할아버지도
다 아시는 고백 데이!

작은 거라도
마음을 선물하면 어떨까요?!
아이가 있으시다면
함께 만들어 보시면
더 좋을 거예요!

-글/날며-

<날며의 결혼일기>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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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Not Be Anxious


Do Not Be Anxious

Do not
be anxious
about anything,

but
in everything,
by prayer
and petition,

with thanksgiving,
present
your requests
to God.

Philippians 4:6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빌립보서 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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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꽃이 피었다고 말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떠오른
별이라고 말하지만

사람들은
하루아침에
그가 변했다고 말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가 무너졌다고 말하지만

꽃도 별도
사람도 세력도
하루아침에 떠오르고
한꺼번에 무너지지 않는다.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나빠지고
조금씩 조금씩 꾸준히 좋아질 뿐

사람은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는다
세상도 하루아침에
좋아지지 않는다

모든 것은 조금씩 조금씩
변함없이 변해간다

-글/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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