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ome from Dust

All go to the same place;
all come from dust,
and to dust all return.

Who knows
if the spirit of man
rises upward
and if the spirit of the animal
goes down into the earth?”

So I saw that
there is nothing better
for a man than to enjoy his work,
because that is his lot.
For who can bring him to see
what will happen after him?
Ecclesiastes 3: 20-22

다 흙으로
말미암았으므로
다 흙으로 돌아가나니
다 한 곳으로 가거니와

인생의 혼은
위로 올라가고
짐승의 혼은 아래 곧 땅으로
내려가는 줄을 누가 알랴

그러므로
내 소견에는 사람이
자기 일에 즐거워하는 것보다
나은 것이 없나니
이는 그의 분복이라
그 신후사를 보게 하려고
저를 도로 데리고 올 자가 누구이랴
전도서 3: 20-22

<Photo by Jane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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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무

Painting by Park, Sou Goon (박수근)

나 무

사람들은 모두 그 나무를
썩은 나무라고 그랬다.
그러나 나는
그 나무가 썩은 나무는
아니라고 그랬다.

그 밤.
나는 꿈을 꾸었다.
그리하여 나는 그 꿈속에서
무럭무럭 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가지를 펴며 자라가는
그 나무를 보았다.

나는 또다시
사람을 모아 그 나무가
썩은 나무는 아니라고 그랬다.

그 나무는 썩은 나무가 아니다.

글/천상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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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한 미용사

Self Portrait, 1901 by Pablo Picasso

나를 사랑한 미용사 (최종회)

가족 모임에서 윤선생은 좀처럼 입을 열지 않
았다.하지만 간간히 나와 눈을 마주칠 때마다
눈웃음을 지었다.나도 그럴 때마다 함께 미소
를 보내면서 그가 바꿔놓은 머리를 한 번씩
폼나게 손가락으로 쓸어 넘겼다.식탁 저만치
에서 마침 젓가락으로 깍두기 하나를 들던
아내가 멈칫하며 나와 윤선생을 번갈아 보더
니 흥미롭다는 듯…. 째려보고 있다.

교회 모임이라고는 하나, 다들 살아가는 이야
기를 나눈다.한인 밀집 지역에서 최근 자주
발생하고 있는 권총 강도 이야기가 주된 화제
였다.대개 범인들은 맥시코에서 넘어온 불법
체류자들인데 유독 한인들의 피해가 많다고
했다. 이유인 즉슨 이들이 처음 미국으로 건너
와 한인 식당에서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
데 한인 업주에게 임금을 떼이거나 인종 차별
을 당하는 경험이 많아 그런 것 같다는 이야
기였다.그리고 역시나 매일 빠지지 않는 아이
들 교육 문제에 대한 고민들과 이런저런 학교
정보들을 나누었다.그 얘깃거리 마저 떨어지
자 이젠 최근 유행하는 드라마나 연예 프로그
램 에 대한 생각들을 서로 나누었다.

마침 생각이 나서 돌아보니 어느새 윤선생의
자리가 비어 있다.궁금했다. 그래서 나도 슬
그머니 일어나 그를 찾기 시작했다.그런 나를
알아보고 00이 아빠가 슬쩍 손짓으로 집 밖으
로 나간 것 같다는 손짓을 한다.

현관문을 열고 집 밖으로 나섰다.두리번 거려
그를 찾았더니 한 블럭 떨어진 길목에서 담뱃
불 하나가 반짝였다.나는 직감적으로 윤선생
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그가 있는 쪽으로 서
서히 걸어갔다.그랬더니 어둠 속에서 반짝이던
담뱃불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꺼진다.

“괜찮습니다. 그냥 피우시죠!”

그가 다시 담배 하나를 꺼내 입에 물고 라이터
불을 붙였다.

” 교회는 제 성격에 맞진 않는데 그냥 가족들
때문에 나오게 되었어요. 그나저나 이 담배,
끊어야 하는데 쉽지 않네요.”

나는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고 싶어 요즘 미장
원 일은 어떠냐고 물었다.그리고 지난번 머리
스타일이 너무 좋아 많은 사람들이 미장원 이
름을 물었다고 했다.그리고 내가 그를 처음 만
났을 때의 이야기도 했다.무엇보다 윤선생이
나를 사랑하고 있는줄 알았다고 농담도 했다.
그는 내가 이야기를 참 재미있게 한다며 어린
애처럼 깔깔 웃기도 했다.가을이 머지않은 여름
밤의 공기 속에서 포니테일의 머리를 한 남자와
반달곰을 닮은 남자는 마치 연인처럼 그렇게
마주보고 오래도록 수다를 떨었다.그리고 어느
덧 그의 마음이 편안해진 것을 확인한 나는
거짓말 같은 그의 과거를 하나하나 캐물어갔다.

” 상비군이긴 했어도 태권도 국가대표에 청와
대 경호원 생활이 지금 생각해도 굉장한 경험
이긴 해요.그 시절 나름대로 그 생활이 즐겁
기도 했구요.그런데 어느날, 경호 업무를 하다
가 잠깐 다리를 다쳐서 쉬게 된 적이 있어요.
사실 걷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었지만 경호
업무는 할 수 없었죠.그래서 병가를 내고 잠시
쉬었어요.그렇게 며칠 쉬는 동안,고모님이 미
장원을 개업하셨다고 해서 잠깐 들려 인사나
드리려고 했는데, 마침 제가 방문했을 때 손님
은 많고 일손이 달려서 제가 손님 한 분의 머리
를 감겨드리게 됐죠.그때 처음 아주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됐어요.머리를 만지는 느낌이라
고 해야 하나? 좀 이상하게 들리실지 모르지
만 제겐 아주 특별했어요.마음이 편해지면서
기분도 살짝 좋아지고…청와대에서 군복무를
마치면서 바로 미용학원으로 가게 됐습니다.”

나도 처음 대학 선배에게 떠밀려 영화 촬영용
16mm 아리플랙스 카메라를 손에 쥐게 되었
을 때 그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그래서 누구
보다 그의 마음을 잘 안다.그가 내 머리를 만
졌을 때의 기억이 이젠 새롭다.더는 내게 불편
한 기억이 아니다.그 후로 윤선생은 숱한 여성
들의 머리를 자르고 다듬었을 것이다.자신 조
차도 이젠 여성처럼 부드럽고 긴 머리를 가졌
다.말투며 얼굴 표정의 움직임까지 그렇게 매
일 조금씩 머리의 부드러움을 닮아가고 있다.
날카로운 칼과 필살기를 가진 권법으로 무림
을 제패한 고수가 우연히 들판을 지나다가 무
심히 본 발견한 들꽃의 아름다움에 반해 칼과
야성을 버린 경우와 같다.그를 처음 만났을 때
만큼이나 그날 밤 어둠 속에서 그와 함께했던
시간을 나는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이다.

그 후로,나는 그의 단골 손님이 되고 그는 나의
헤어 스타일을 수시로 바꿔주는 헤어드레서가
된다.

그러던 어느날,아침 일찍 회사에 출근했더니
방송 장비 오디오를 담당하는 후배가 내게
뉴욕 타임즈를 내밀며 한마디를 했다.

“이 양반 한국 사람이라는데..뉴스 좀 되겠어요.”

“무슨 일이라도 있었어?”

“아니 자기 업소에 권총 강도가 셋이나 들이닥
쳤는데 맨손으로 그들 모두를 제압해 경찰에
넘겼다는 거에요. 도대체 목숨이 몇 개길래…”

나는 뉴욕 타임즈 사회면에 나온 그의 얼굴을
보고 활짝 웃고 말았다.

* 그동안 연재해 온 “나를 사랑한 미용사”에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대충 눈치채셨겠지만 제 친구이고 이곳에서
함께 지내고 있기 때문에 그분 사생활 보호
를 위해(?) 제가 몇 가지 이야기는 창작해서
더했습니다.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리겠습
니다.정말 개인적으로 즐겁기도 하고 부담도
됐던 한 주였습니다.고맙습니다.^^

글/김감독 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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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ing New

All things are
wearisome,
more than one can say.
The eye never has enough
of seeing,
nor the ear
its fill of hearing.

What has been
will be again,
what has been done
will be done again;
there is nothing new
under the sun.

Is there anything
of which one can say,
“Look! This is something new”?
It was here already,
long ago;
it was here before our time.
Ecclesiastes 1: 8-10

만물의 피곤함을
사람이 말로 다 할 수 없나니
눈은 보아도 족함이 없고
귀는 들어도 차지 아니하는도다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찌라
해 아래는 새 것이 없나니

무엇을 가리켜 이르기를
보라 이것이 새 것이라 할 것이 있으랴
우리 오래 전 세대에도
이미 있었느니라
전도서 1: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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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논다

Art by Youk,Sim Won

혼자 논다

이웃집 소녀가
아직 초등학교도 안들어 갔을 무렵
하루는 나를 보고

ㅡ 할아버지는 유명하다면서? 그러길래

ㅡ 유명이 무엇인데?
하였더니
ㅡ 몰라! 란다.

그래 나는
ㅡ 그거 안좋은 거야!
하고 말해 주었다.

올해 그 애는 여중 2학년이 되어서
교과서에 실린 내 시를 배우게 됐는데
자기가 그 작자를 잘 안다고 그랬단다.

ㅡ 그래서 뭐라고 그랬니? 하고 물었더니

ㅡ 그저 보통 할아버진데, 어찌보면
그 모습이 혼자 노는 소년 같아! 라고 했단다.

나는 그 대답이 너무 흐뭇해서
ㅡ 잘 했어! 고마워!
라고 칭찬을 해 주고는
그날 종일이 유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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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사는 이야기/ ‘경민 엄마야 복받아라’

Art by Youk,Sim Won

 

<우리네 사는 이야기>

‘경민 엄마야 복받아라’

화장대 위에 남편이 꺼내놓은 사진에서
밝게 웃고 계시는 어머님의 모습에
오늘따라 함께했던 시간들이
마음 밖으로 불쑥 올라온다.

목욕을 시켜드릴 때마다
‘경민 엄마야 복받아라’ 하시던
힘없는 어머님의 목소리는 시간이 많이 흘러도
큰집 욕실에 들어설 때면 늘 마음으로 다가온다.

그나마 둘째 며느리가 의지가 되시는지
속상함을 풀 때는 나를 찾곤 했다.
그러면 난 어머님이 마음이라도
편하시라고 기꺼이 한편이 되어준다.

어머님은 이북이 고향이라 북에 두고 온
동생분들을 늘 그리워하셨는데,
이산가족 찾기 소식을 들으시고는
얼마나 좋아하셨는지,

명단에 올려놓아도 연락이
오지 않은 긴 기다림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걸
아시는지 참 힘들어하셨다.
결국 어머님은 동생분들을 그리워만 하다
마음에 담고 떠나셨다.
그때만 생각하면 아쉬운 생각뿐이다.

만석꾼의 딸로 부모님과 동생들과의
소중한 추억을 고스란히 남겨놓은
고향집 이야기를 할 때면,
행복하시면서도 한편으론
진한 그리움으로 마음에
그늘이 지기도 하셨다.

며느리 생일이면
느린 걸음으로 물냉면을 사가지고
오셔서 퉁퉁 불은 물냉면을
생일 때마다 먹었던 기억은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온다.
길을 걷다 할머니들이
지나가시는 모습에서, 어머님이 생각이 나는
건 함께했던 추억이 많아서 인거 같다.

우린 우리 가족만 여행을 해 본 기억이 없다.
무뚝뚝한 아들은 늘 어머님을 모시고
여행을 다녔고, 나 역시 연세 많으신 어머님이
언제 아들과 손주들과 함께 자주
여행할 수 있을까 싶어서 당연히 모셨다.
어머님이 바다를 좋아하셔서
늘 여행지는 바다 쪽이었다.
노을 지는 바다를 보며 카세트 라디오에서
나오는 흘러간 옛 노래를
함께 부르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우리들 곁에서 떠나신지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도
이렇게 가끔 생각이 나는 건
넓어지는 나의 나이테 때문인 거 같다.
부모님은 우리에겐 잊히지 않는 큰 추억이다.

추억은 언제나 우리의 마음속에
그리움이란 이름으로 자리하고 있다.
못내 다하지 못했던 시간들이 회한으로
다가올 때는 말없이 부모님 생각에 잠겨본다.

추억과 그리움도
우리가 돌아보지 않으면 사라진다.
늘 마음에 품고 있다 괜스레 삶이
팍팍해질 때에 꺼내보면 위안으로 돌아오는 게
부모님과의 추억이 아닐까 싶다.

화장대 위 어머님 사진이 밝게 웃으며
경민 엄마야라고 부르는 듯도 하다.
황혼에 들어선 나이,
살아온 날들보다는 살 날이 훨씬 더 짧은 내 인생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늘 걱정을 해주시던 어머님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마음 하나만으로
위안이 되어주는 사람이고 싶다.

글/진주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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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 Everything that has Breath …

praise him
with tambourine
and dancing,

praise him
with the strings and flute,
praise him
with the clash of cymbals,

praise him
with resounding cymbals.
Let everything

that has breath

praise the LORD.
Praise the LORD.
Psalm 150: 4-6

소고 치며
춤 추어 찬양하며
현악과 퉁소로 찬양할찌어다

큰 소리 나는
제금으로 찬양하며
높은 소리 나는
제금으로 찬양할찌어다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할찌어다
할렐루야
시편 150: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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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변명하지 않는다

사랑은 변명하지 않는다

사랑은
폐의 호흡이요
우주의 질서이니

사랑은
변명하지 않는다

계절이
오고 간들
또 오고 가는 진리라

그렇듯
사랑은 오직
진리위에
피어나는 생명이니

사랑은 영원히
변명하지 않는다

[편안한 언덕/이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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