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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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매화

-도종환-

눈 내리고
내려 쌓여
소백산자락 덮어도
매화 한송이 그속에서 핀다

나뭇가지 얼고 또 얼어
외로움으로 반질반질해져도
꽃봉오리 솟는다.

어이하랴
덮어버릴 수 없는
꽃같은 그대 그리움

그대 만날 수 있는 날
아득히 멀고
폭설을 퍼붓는데

숨길 수 없는
숨길 수 없는
가슴 속 홍매화 한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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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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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Dae Kim

겨울나무같이

-정연복-

겨울나무같이
살고 싶다.

겉보기엔
앙상한 빈 가지들뿐

아무런 볼품없고
가난한 살림살이 같아도

한줄기 햇살의 은총에
가만히 기지개 켜고

한줄기 바람의 시련에
잠시 뒤척이다가도

이내 고요의 평화
되찾고야 마는

저 이름 없는
겨울나무처럼

이 몸이야
세속에 뿌리내렸어도

하늘 우러러
부끄러움 없는 마음으로

한세상
살다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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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our Transgress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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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 our Transgressions

He was despised
and rejected by men,
a man of sorrows,

and familiar with suffering.
Like one from whom men hide
their faces he was despised,
and we esteemed him not.

Surely
he took up our infirmities
and carried our sorrows, yet
we considered him stricken by God,
smitten by him,
and afflicted.

But
he was pierced
for our transgressions,

he was crushed
for our iniquities;
the punishment that
brought us peace was upon him,
and by his wounds we are healed.
Isaiah 53: 3-5

그는
멸시를 받아서
사람에게 싫어 버린바 되었으며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아는 자라

마치
사람들에게 얼굴을 가리우고
보지 않음을 받는 자 같아서
멸시를 당하였고
우리도
그를 귀히 여기지 아니하였도다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서 하나님에게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을 인함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을 인함이라

그가
징계를 받음으로
우리가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음으로
우리가 나음을 입었도다
이사야 53: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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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by Soon Min Choe>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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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이상국-

오늘은 일찍 집에 가자
부엌에서 밥이 잦고 찌개가 끓는 동안
헐렁한 옷을 입고 아이들과 뒹굴며 장난을 치자

나는 벌 서듯 너무 밖으로만 돌았다
어떤 날은 일찍 돌아가는 게
세상에 지는 것 같아서
길에서 어두워지기를 기다렸고

또 어떤 날은 상처를 감추거나
눈물자국을 안 보이려고
온몸에 어둠을 바르고 돌아가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일찍 돌아가자
골목길 감나무에게 수고한다고 아는 체를 하고
언제나 바쁜 슈퍼집 아저씨에게도
이사 온 사람처럼 인사를 하자

오늘은 일찍 돌아가서
아내가 부엌에서 소금으로 간을 맞추듯

어둠이 세상 골고루 스며들면
불을 있는 대로 켜놓고
숟가락을 부딪치며 저녁을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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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essed are… (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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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essed are (2)

Blessed are
the merciful,
for they will be shown mercy.

Blessed are
the pure in heart,
for they will see God.

Blessed are
the peacemakers,
for they will be called sons of God.

Blessed are
those who are persecuted
because of righteousness,
for theirs is the kingdom of heaven.
Mathew 5: 7-10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

화평케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

의를 위하여 핍박을 받은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임이라
마태복음 5: 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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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나목(裸木)의 말

c37da53178595a796660ee863538318dPhoto by Dae Kim

새해, 나목(裸木)의 말

-정연복-

한 살 나이를
먹는다는 건 무얼까

오십하고도 다섯 해를
더 살았으면서도

인생의 뜻 아직 몰라
이따금 흔들리는 내게

저 동장군의 위세 속
나목(裸木)이 말없이 말하네.

‘산다는 것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게나

한 몇 백년 살다 보니
이제 나는 좀 알 것 같애

산다는 건 그저
중심 하나 우뚝 세우는 것

겉으로는 발가벗었어도
안으로는 얼마든지 의연한

뿌리 깊어 곧은 마음 하나
목숨처럼 지켜 가는 것

그 마음으로 생명이나 사랑 하나
짓는 것 아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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