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내가 살아 보니까 사람들은 남의 삶에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다. 그래서 남을 처다볼 때는 부러워서든, 불쌍해서든 그저 호기심이나 구경 차원을 넘지 않는다.
내가 살아 보니까 정말이지 명품 핸드백을 들고 다니든,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든 중요한 것은 그 내용물이라는 것이다. 명품 핸드백에도 시시한 잡동사니가 가득 들었을 수도 있고 비닐봉지에도 금덩어리가 담겨 있을 수 있다.
내가 살아 보니 남들의 가치 기준에 따라 내 목표를 세우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나를 남과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시간 낭비이고, 그렇게 함으로써 내 가치를 깍아 내리는 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짓인 줄 알겠다는 것이다.
결국 중요하지 않는 것을 위해 진짜 중요한 것을 희생하고, 내 인생을 잘게 조각내어 조금씩 도랑에 집어넣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어렸을 때 주위 어른들이 겉모습, 그러니까 어떻게 생기고 어떤 옷을 입고가 중요한게 아니라 마음이 중요하다고 할 때 코웃음을 쳤다.
자기들이 돈 없고 못생기고 능력이 없으니 그것을 합리화하려고 하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내가 살아 보니까 정말 그렇다.
결국 중요한 것은 껍데기가 아니고 알맹이다.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이다.
예쁘고 잘 생긴 사람은 TV에서 보거나 거리에서 구경하면 되고 내 실속 차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재미있게 공부해서 실력쌓고, 진지하게 놀아서 경험쌓고, 진정으로 남을 대해 덕을 쌓는 것이 결국 내 실속이다.
내가 살아 보니까 내가 주는 친절과 사랑은 밑지는 적이 없다. 내가 남의 말만 듣고 월급모아주식이나 부동산 투자한 것은 몽땅 다 망했지만, 무심히 또는 의도적으로 한 작은 선행은 절대로. 없어지지않고 누군가의 마음에 고마움으로 남아 있다
소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1분이 걸리고 그와 사귀는 것은 한 시간이 걸리고 그를 사랑하게 되는 것은 하루가 걸리지만 그를 잊어 버리는 것은 일생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 그러니 남의 마음속에 좋은 추억으로 남는 것만큼 보장된 투자는 없다.
– – – 장 영 희 – – –
* 고 장영희
생후 1년 만에 소아마비를 앓아 두다리를 쓰지 못하는 장애인이 되었다. 그러나 자신의 한계에 굴복하지 않으며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 미국 뉴욕주립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01년 유방암, 2004년 척추암을 이겨낸 뒤 다시 강단에 섰지만 2008년 간암으로 전이되어 2009년 사망하였다. 그녀의 일생은 도전의 연속이었으며 힘겨운 싸움으로 얼룩져 있지만 한 사람, 인간으로서 숭고한 싦의 표본을 남겨주었다.
김종석의 독후노트중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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