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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의 달인이 돼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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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이니까 또 남자하고 여자하고 사귀다가 헤어지는 것만 생각하고 있지? 그래, 그것도 이별이고, 그런 이별에도 달인이 돼야해. ‘나 버리고 잘 사나 보자. ”절대로 못 헤어진다.’ 고 울고 불고 강짜를 부리면 흉하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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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손 탁탁 털고 ‘끝’ 해버리면 쿨하고 보기에도 좋잖아. 매달리고 저주한다고 마음 떠난 사람이 돌아 오길 해. 아니면 돈이 생기기를 해. 그렇게라도 해야 속이 시원하겠다면 그렇게 해봐. 다 당신만 손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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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진짜 하고 싶은 말은 뭐냐면, 세상 사는 게 다 이별이라는 거야. 고향을 떠나는 것도 이별이고 오랫동안 쓰던 물건이 못 쓰게 돼서 버리는 것도 이별이지. 자식을 결혼 시키는 것도 이별이고, 자식 입장에서는 결혼하는 게 부모와 이별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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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저래 이별하고 또 만나고 살다가 맨 마지막에 오는 이별이 있어. 그게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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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맞아. 바로 죽음이야. 그것이야 말로 제일 큰 이별이지. 몇 십 년 동안 씻고 입히고 먹이고 가꿔온 몸하고 이별하는 거야. 그게 무엇이든 정을 준 것하고 헤어지는 게 모두 다 이별이야. 그러니 이별의 달인이 되지 않고서는 인생이 고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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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무슨 말인지 알아듣겠지? 자, 그럼 이별의 달인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그게 무슨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별의 달인이 되는, 그러니까 쿨한 이별을 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게 뭐라고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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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이야. 이 집착이라는 놈 때문에 힘든거야. 몇 십 년 동안 대통령 해먹는 사람도 권력의 집착 때문에 그렇고, 수단 방법 안 가리고 국회의원 되겠다는 사람들도 그 자리에 집착이 생겨서 그렇지. 남녀가 이별할 때도 그래. 사랑이 통 없다고는 말 못해도, 사랑이란 것과 집착이란 놈이 교묘하게 섞여 있어서 이별이 힘든 거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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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거 내가 말 안 해도 어릴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이야기고, 진짜 알고 싶은 건 집착을 버리는 방법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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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형수를 만나고 다니잖아. 그러면서 깨닫게 된 건데, 모든 사람들이 전부 다 사형수라는 거야. 사형수란 게 집행 날자가 정해진 게 아니거든. 언제 죽을지 몰라. 우리도 그렇잖아. 오늘 죽을 수도 있고 내일 죽을 수도 있지.교통사고니 무슨 폭발이니 해가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죽어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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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다 남의 일이야. 무사 태평이야. 영원히 살 것처럼. 사형수들은 안 그래. 그들은 매 순간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죽음을 의식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 이게 감옥 안의 사형수와 감옥 밖의 사형수가 다른 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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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감옥 밖의 사람인데, 오랜 세월을 사형수들하고 가까이 지내다보니까 그들의 삶을 뼛속 깊이 이해하게 되어 버렸어. 어느 날 갑자기 ‘쿵’ 하고 깨달은 게 아니라 안개비에 옷 젖듯이 조금씩 조금씩. 그렇게 한 10년 지났을까. 내 머릿속에. 이런 말이 박혀 있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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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든 죽을 수 있다. 그러니 내 사전에 내일은 없다. 바로 지금이 언제나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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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슬픈 일 중에 하나가
사랑하는 사람의 이름을 불러도 대답이 없을 때야.
맛있는 것도 사주고, 경치 좋은 곳도 구경시켜 주고 싶은데
그 사람이 이 세상에 없을 때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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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일 수도 있고
오늘이 사랑을 받는 마지막 날일 수도 있어.
그러니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사랑 표현을 내일로 미루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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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상상 속에만 있는 거야. 아무도 내일을 살아 본 사람은 없어.
세월이 가도 매일 오늘만 사는 거야.
사랑도 오늘뿐이지 내일 할 수 있는 사랑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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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인생9단 / 양순자 – – – – –
“사람이 입맛만 간사한 게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것도 간사 하거든.
나는 내가 간사한 것 싫은데, 이러면서 괴로워할 것 없어.
원래 그런 거니까 그냥 받아들이고 어떻게 이 간사함에 잘 대처할까 생각하면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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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기가 보는 자신의 모습대로 행동하기가 쉬워.
그게 좋은 모습이든 나쁜 모습이든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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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스스로를 귀하게 여기면 생각이나 행동도
자연스럽게 귀하게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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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른 사람도 당신을 귀하게 대접해주고 말이야.
그러나 스스로를 천하게 여기는 사람을 누가 귀하게 대접해 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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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순자 할머니가 전해주는 우리들의 삶의 이야기가
잔잔한 감동으로 전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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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이 정말로 행복하기를 원한다면
통장의 잔고가 아니라 행복을. 물려주는 게 좋아.
부모들이 행복하면 아이들 인생도 행복할 수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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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님, 날마도 기쁨이 가득한 하루가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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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종석의 독후 노트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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