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방
방문을 열면
그 너른
들판이
펄럭이며 다가와
내 이야기를 듣는
벽이 된다
그저
떠돌던 바람도
큰 귀를 열고
따라 들어온다
커피물 끓는
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노라면
나는
잊혀진 왕족처럼
적막한 고독감과
함께
잃을 뻔한
삶의 품위를
기억해낸다
마음의
4분의 1은
외롭고
또
4분의 1은
가볍고
나머지는
모두 무채색의
따뜻함으로
차오른다
두어 개 박힌
대못 위에
수건 한 장과
거울을 걸어두는
것
그리고
몇 자루의
필기구만으로
문명은
충분한 것임을
깨닫는다
마음속이
작은 방만큼만
헐렁했으면
-글/김수우 시인-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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