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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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포즈

듣기만 해도 설레는 단어 ‘프로포즈’
날자의 잉태로 인해 양가 부모님께
먼저 허락을 받은 상태였지만, 중요했다!
인생에 단 한번 뿐인 프로포즈!
(프로포즈 안하기만 해봐라!
식장에 들어가지 않을 테다!)

“사람 많은 데서 꽃 주고 그런 거 하지마”
나는 은근슬쩍 프로포즈에 관한 이야기를
남편에게 이따금씩 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남편은 듣고는 있는지 아무말도 없었다.
(결혼 정해졌으니, 안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야 뭐야! 왜 안하지?)

조급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던 것 같다.
그때 내가 다녔던 회사는 일주일에 단 한번만 쉬었는데,
남편은 하라는 프로포즈는 안 하고

매주마자 연극을 보러가자고 노래를 불렀다.

남편의 이모할아버님이 극장에서 일하셔서,
결혼선물로 연극 티켓을 주신다는 것.
단 하루쉬는 날 이모할아버님을 뵈어야 하다니…

“미룰 수 있으면,, 다음에 가자 다음에..”

나는 매주 미뤘고, 남편은 그 때마다 “힘들지..?”
하며 이모할아버님께 전화를 했다.
“사정이.. 생겨서.. 다음주에.. 갈게요”

대충 미루면, 나중에 갈 줄 알았는데,
집념의 이 남자! 매 주마다 연극타령을 하는 것이다.
(아!! 도대체 그놈의 연극이 뭐라고!! 가서보자)

그렇게 무슨 연극인지 묻지도 않고, 극장으로 향했다.
그게 연극 보는 것인가, 이모할아버님 뵈는 거지..

그렇게 결국 도착한 지하의 작은 소극장.
남편은 매표소 앞에서 이름을 이야기 하고는,
표를 두장 받아왔다.

“이모할아버님은?”
“잠깐 어디 가셨데”
“여기서 기다릴까?”
“아니 끝나고 인사드리자”

연극시간이 아직 많이 남은 것인지
소극장은 조용하고 깜깜했다.
습관처럼 맨 앞자리가 아닌
중간쯤의 자리에 앉아 정면을
응시하는 데, 신기했다.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것.

“무슨 연극이야?!
나 이런데 이렇게 사람 없는 거 처음 봐”
“아하, 우리가 조금 일찍 왔어. 잠깐만 나 화장실”
“어? 응.”

화장실로 간 남편은 뭐하는 지오지 않았고,
그 동안 한 명의 사람도 오지 않았다.
하지만 언제 이모할아버님이 오실지 몰라,
정자세로 긴장하고 있는데…
그 때 소극장의 막이 열렸다.

“나랑 결혼해 줄래~ 나랑 평생을 함께 살래~
우리 둘이 알콩달콩 서로 사랑하며~”

프로포즈할 때 꼭 듣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이승기의 결혼해 줄래를 부르며
남편이 무대 정중앙에 서있었다.
민망해서 어쩔 줄 모르는 표정으로
(아! 이거 프로포즈하려고 했던 거구나)

무대에는 꽃과 케잌으로 장식된 테이블이 있었고,
그 뒤에는 여러 가지 색 풍선들이 이리저리 흔들렸다.
예뻤다. 무엇보다 쑥쓰럽게 나만을 위해 노래하는 남편이

드라마 여주인공들은 이럴 때,
감동한 눈으로 눈물을 뚝뚝 흘리는 데,
도무지 눈물이 나지 않았다.
(울어야해! 날며야! 지금 울어야해!!!)

하지만 좋은 걸 어떻게 .. 웃음만 나왔다.
그냥 행복함~

내가 울지 않아서 일까?
남편은 본인이 써온 편지를 낭독하다가 혼자 울었다.
내가 울 때를 대비해 준비했다던 잘 다려진 손수건은
그렇게 남편을 위로했다.

“눈물 안나?!”
“푸하하하하 웅 안나! 행복해! 고마워 우리 잘 살자!”
“웅!”

요즘 나는 이따금 잔소리를 듣는다.
“왜 너는 프로포즈 안했냐..?”
하하, 그러게 나도 그건 좀 후회된다.
평생 딱 한번 인데. 나도 프로포즈 할 걸
기다려봐 , 뭐 언젠가
그 비스무리한 거 할 지도 모르잖아^^

(PS: 아참! 결혼을 앞두신 분들
혹시 남자친구가 자꾸 어디가자고 하면
그냥 힘들어도 따라 가주세요.
계속 취소하면 수수료를 물어야 한대요!)

        글/날며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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