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 by Yang, Jae Hyuck (양재혁)

  <논두렁>

-청정/엄상우-

기억한다 그대 발자국 소리
생각난다 성실한 가슴속
울림이 보고 싶다 볼 수
없는 그리움으로

무럭무럭 자라는 자식들이
바람에 춤추고
햇볕에 노래하는 열 마지기 논
신성한 성역처럼
신을 벗고
존귀한 터에 마음마저 경의를 표하는 곳

한바탕 어루만지고 돌아서면
논두렁에 펼처지는 성찬
감사와 보람이 공유하는
새참의 향연

천수답이면 어떠하랴
소중한 자식이 자라는 땅인데
보리밥 한 그릇에
쓱쓱 비벼 넣는 희망
논두렁이 한순간에 품어내는 세상

마음의 즐거움에
덩달아
논두렁의 풀잎이 춤을 춘다
지켜보는 콩잎의 흥얼거림에
여름은 자라고 있다
모두가 자라는 열심으로
너도 그렇다

세상과 이어지는 너의 등줄기
시간을 한껏 마시고 자라는 희망이다

청정/20160719로

좋은글, 사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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