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에 대하여
성공이란
한 분야에
삼십 년쯤 종사한 후에
찾아오는 것
이것은
십대 후반에
귀동냥한 얘기
그러니까 성공이란
일류대학에
입학했다거나
사법고시에
합격했다거나
땅값이 올라
큰 부자가 되었다는
따위가 아니라
한 분야에
삼십 년쯤 종사한 후에
온다는 얘기
아닌가
반짝 빛나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중요한 것은
연륜이라는 것
아닌가
은은하고
끈기 있고
한결같은 것
악천후도 견뎌낸
든든한 믿음
같은 것
나도
한 삼십 년
외길 걸었네
그냥
호구지책이었을
뿐이야
오로지
딴 재주가 없는
까닭이야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바삐
왔을 뿐인데
정년이 성큼
다가와 있다
무엇이
외길 걷게 했을까
월급을 쪼개
생활을 일궈온
아내의 노고
전쟁 같은 세월
함께 한 동료들
심지를 태우듯
고뇌 연소시키던
문학
술이 벗 되어주고
들녘의 햇살
나를 다독거렸네
나를 지켜보던
고향어른들,
나의 벗들
그리고 또
한 분 나의 어머니
무명씨의 삶에도
사랑과 은혜는
별빛처럼 내려
별 하나
하늘에 빛나듯
지상에도 풀꽃 하나
피어난 것인가
세상의
모든 이에게
육십 년을 살아온
그 기념으로
칠십 년
혹은 팔십 년을
살아온 그 기념으로
햇빛 좋은 자리
하나씩 마련되어
꽃은 피는
것이고
삼십 년
결혼생활
그 기념으로
삼십 년
농사지은
그 기념으로
온 몸에
기름때 묻힌
삼십 년
그 기념으로
빛나는 면류관 하나씩
또 마련되는 것
아닌가
그래,
오랜 세월
아침밥 차려준
아내에게도
더불어
꽃은 한 송이
또 곱게 피어나는 것
아닌가
-최일화-
(교사, 시인)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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