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총을 내려 주시는구나
은총을
내려 주시는
구나.
야속하다
싶을 만큼
묘하게 표 안 나게
내려 주시는
구나.
슬쩍 떠보시고
얼마 있다가
이슬을
주실 때도
있고
만나를
주실 때도
있고
밤중에
한밤중에
잠 못 이루게
한 다음
귀한
구절 하나를
한 가닥 빛처럼
내려보내
주실 때도
있다.
무조건 무조건
애걸했더니
이 불쌍한 꼴이
눈에 띄신
모양이다.
얻어맞아도
얻어맞아도
그저
고맙다는
시늉만을 했더니
말이다.
시늉이건 참이건
느긋하게건
절대절명에서건
즉시
속속들이
다 아신다.
다 아신다.
그러니 오히려
안심이다.
벌거벗고 빌면
그만이다.
은총을
내려 주시는구나.
-성찬경-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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