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送年)
출발은
언제나 비장했으나
종말은 항상
허탈이다.
동녘의
첫 햇살 앞에
고개 숙여 경건하게
다짐한 결심이
무참히
무너진 연종(年終)
거창했던
구호와 문신처럼
새겨 넣은
각오
작심삼일이 되어
모래성처럼
무너진
한 해
지나온
한 해를 생각하면
자괴감에
슬프고
이루지 못한
소망들은
환경
때문이 아니라
게을렀던 내
탓이다.
이맘때만 되면
내 모습은 점점
쪼그라들고
길바닥에 뒹구는
막돌멩이만큼
초라하다.
하지만
눈을 들어
새 캘린더를
바라본다.
잎만
무성한
나무아래
도끼가
날을 서고
있지만
다시
삼백 예순 닷새가
있기에
– 박인걸-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Photo from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