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와 싸우다
아침
햇살이
잘 드는
용추계곡 산장
마당가
어린
산고양이가
자기 그림자를
데리고
와서는
그림자와
싸우듯이
논다
그림자에는
낯섦과
약간의 공포와
물고 찢어보려
해도
몸을
떠나지 않는
재미가 있나
보다
그러고 보니
밝은 햇살
아래서
모두가 그림자를
옆에 두고
있다
바위도
고양이도
나무도 펜션도
산도 계곡도
꽃잎 휘휘
날리고 있는 화사한
돌배나무조차
그림자를
거느리고 있다
자기
그림자와
싸우면서 놀던
고양이가
지쳐서
어미 곁으로
가서 눕는다
나도 평생
그림자를 데리고
다니며 사는 것
같다
오늘도
그림자와 종일
싸우듯
지냈다
케케묵은
관습과
시끄러운
가족사와
부족한 돈
미진한 학력과
민중과 민족과
노동이라는
이런
그림자들과
싸우는 것이
좋다
-공광규-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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