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2
우리 모두
시월의 능금이
되게 하소서.
사과알에
찰찰 넘치는
햇살이
그 햇살로
출렁대는
아아,
남국의 바람.
어머니
입김 같은
바람이게
하옵소서,
여름내
근면했던
원정(園丁)은
빈 가슴에 낙엽을
받으면서,
짐을 꾸리고
우리의 가련한
소망이 능금처럼
익어갈 때,
겨울은
숲속에서
꿈을 헐벗고
있습니다.
어둡고
긴 밤을 위하여
어머니는 자장가를
배우고
우리들은
영혼의 복도에서
등불을 켜드는
시간,
싱그런
한 알의 능금을
깨물면
한 모금,
투명한 진리가,
아아,
목숨을 적시는
은총의 가을.
시월에는
우리 모두
능금이 되게
하소서.
능금알에
찰찰 넘치는
햇살이 되게
하소서.
-오세영-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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