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꽃이 피었다

DONETSK, UKRAINE – FEBRUARY 26: (EDITORS NOTE: Image contains graphic content.) A dead Ukrainian soldier lies amongst the wreckage of the destroyed Donetsk airport after being recovered by Ukrainian soldier prisoners-of-war who were forced to search through the wreckage by pro-Russian rebels on February 26, 2015 in Donetsk, Ukraine. The Donetsk airport has been one of the most heavily fought over pieces of land between the Ukrainian army and pro-Russian rebels. (Photo by Andrew Burton/Getty Images) ORG XMIT: 540106859

 

감자꽃이 피었다

가칠봉
기슭의 펀치볼에
선혈 같은 감자꽃이
피었다

순교자의
흰피를 보았으니
며칠 있다
저 꽃이
지면

기적으로 생겨난
굵은 살점 같은
감자를 캘 수
있겠다

격전의
여름이 가기 전
물 한 모금 없는
사막이라

목이 메이도록
눈물의 감자밥을
먹을 수
있겠다

유월의
전쟁에서
뼈도 찾지 못한
목숨들이
많아

감자꽃이
지천으로
피었다

땅밑에
부둥켜 안고
함께 드러 누워버린
생이여

팔을 뻗어
가까스로 손 닿고
이름을 부르고
간 명이여

이 산하 곳곳이
폭탄 맞아 움푹 패인
감자를 닮았다


감자꽃이
순교의 종교가
아니라면
무엇
이랴

성전의 경구가
아니라면
무엇
이랴

주검 대신 얻은
저 핵의 알갱이

희생으로
일궈낸 저 골수
모난데 없이
둥글다

삶을
다 토해낸 인생이
감자꽃으로
피었다

흰옷 수의로
갈아입고

관 열어 젖힌
세상을
보았다.

-글/김 종제 시인-

좋은글 감사합니다
‪http://www.loaloachristiannetwork.com/‬
<Photo from app>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